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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도사, 사주, 철학과, 동양철학, 방통대 교양 등 동양철학 요점 정리 15. 퇴계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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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강. 율곡의 철학

 

1. 율곡의 생애

 

- 율곡 이이(1536-1584): 이름은 이이(李珥), ()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 강원도 강릉 오죽헌(烏竹軒)에서 출생. 어머니는 사임당 신씨(師任堂 申氏, 1504-1551).

- 13세부터 29세까지 과거시험의 9차례 관문을 장원급제로 통과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는 별명을 얻음. 23세에 제출한 시험답안 천도책(天道策)은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짐.

- 23세에 퇴계를 만났을 때, 퇴계는 율곡을 두고 공자가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하였는데, 이 젊은이를 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라고 함.

- 출사 후 9차례나 사간원(司諫院)의 대사간(大司諫)을 역임. 관직활동을 하는 동안 경제사회군사제도 전반에 걸친 구체적 개혁안들을 제시하는 등 강한 개혁의지를 표출함.

- 48세에 관직을 떠나 율곡리에 은거한 뒤, 이듬해 1584년에 세상을 떠남.

 

 

2. 율곡의 이기론(理氣論)과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

 

1) 퇴계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

- 인간의 감정에는 이()가 발하는 경우(‘사단’)도 있고 기()가 발하여 경우(‘칠정’)도 있다는 주장. 퇴계의 주안점은 이발(理發)’을 강조하는 데 있음. 퇴계는 주희가 의 관계를 불상리, 불상잡(不相離, 不相雜)”, 즉 둘은 서로 떨어질 수도 없고, 서로 뒤섞일 수도 없다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불상잡(不相雜)’의 측면, 의 차이를 더 강조함. ‘보다 우위에 있고 그 근원적이라는 생각을 끝까지 고수함.

 

2) 율곡의 이기지묘(理氣之妙)’

- 율곡은 하나이면서도 둘이고, 둘이면서도 하나[一而二, 二而一]”라고 설명함. ‘의 이런 관계는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오묘하다[]’고 표현함. ‘이기지묘(理氣之妙).’

- 그러나 퇴계가 불상잡(不相雜)’의 측면을 강조한 데 반해, 율곡은 불상리(不相離)’의 측면을 더 강조함.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는 하나로 결합된 채로만 존재한다는 것.

옛 가르침을 생각해 보건대, [()와 기()] 하나이면서도 둘이고, 둘이면서도 하나이다. 는 조금의 빈틈도 없이 뒤섞여 있으니 원래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가리켜 두 가지 존재[二物]라고 해서는 안 된다.[]둘이 비록 서로 떨어질 수 없다고 하지만, 뒤섞여 있는 가운데에서 실상 서로 혼동될 수는 없다. 따라서 를 가리켜 하나의 존재[一物]라고 해서도 안 된다. 두 가지 주장을 깊이 생각해 본다면, ‘의 오묘함[理氣之妙]을 볼 수 있을 것이다.(考諸前訓, 一而二, 二而一也. 理氣渾然無間, 元不相離, 不可指爲二物.雖不相離, 而渾然之中, 實不相雜, 不可指爲一物.合二說而玩索, 則理氣之妙, 庶乎見之矣.)”—󰡔성학집요(聖學輯要)󰡕「수기(修己)

 

3) 율곡의 이통기국설(理通氣局說)

- ‘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모든 존재들에게 보편적으로 깃들어 있음. ‘는 보편성과 불변성을 특징으로 함. 반면 는 시공간 속에 있으며 청탁(淸濁), 즉 맑고 탁함의 질적 편차를 보임. 또한 승강비양(昇降飛揚)’의 부단한 운동 중에 있음. ‘는 특수성과 가변성을 특징으로 함. ‘이통기국(理通氣局).’

그릇의 모양은 모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여 같지 않지만 그릇 가운데 담긴 물은 하나이다. 병의 크기는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여 같지 않지만 병 가운데 들어있는 공기는 하나이다. ‘가 수만 가지로 다른데 하나의 근본을 갖는 것은 의 통함[] 때문이고, ‘는 하나인데 수만 가지로 다를 수 있는 것은 의 국한성[] 때문이다.(人之性, 非物之性者, 氣之局也. 人之理, 卽物之理者, 理之通也. 方圓之器不同, 而器中之水一也 大小之甁不同, 而甁中之空一也. 氣之一本者, 理之通故也. 理之萬殊者, 氣之局故也.)”—「답성호원(答成浩原)

 

4) 율곡의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

- 율곡은 퇴계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에 반대함. ‘에 올라타는 것 이외에 어떤 작용도 일으킬 수 없다고 보면서, ‘기발(氣發)’만을 인정함. ‘는 발하고 는 그 위에 올라타는 한 가지 길만이 있다는 의미에서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함.

()와 기()는 원래 서로 떨어질 수 없어 마치 하나의 존재인 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이 다른 이유는 는 형체가 없지만 는 형체가 있고 는 움직임이 없지만 는 움직임이 있다는 데 있다.[]는 형체가 없고 는 형체가 있으므로, ‘는 통하고 는 국한된다[理通而氣局]. ‘는 움직임이 없고 는 움직임이 있기에, ‘가 발하고 가 올라탄다[氣發而理乘].(理氣元不相離, 似是一物. 而其所以異者, 理無形也, 氣有形也, 理無爲也, 氣有爲也. 無形無爲, 而爲有形有爲之主者, 理也. 有形有爲, 而爲無形無爲之器者, 氣也. 理無形而氣有形, 故理通而氣局. 理無爲而氣有爲, 故氣發而理乘.)”—「답성호원(答成浩原)

 

5) 율곡의 사단칠정론

- 율곡은 퇴계의 입장에 반대하고 고봉의 입장에 동감을 표시. 사단을 칠정으로부터 분리하여 사단과 칠정이 근원을 달리하는 감정인 것처럼 보는 데 반대함. 사단과 칠정은 모두 의 활동이고, ‘의 활동에 편승할 뿐임. ‘가 맑아서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人欲]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그것이 곧 도덕적 감정으로 나타남.

나는 강릉에 있을 때 고봉과 퇴계가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에 대해 논한 편지들을 읽어보았다.[]두 사람은 1만여 자의 말들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서로의 생각이 일치하지 못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고봉의 이론이 내 생각과 꼭 맞는다. 무릇 인간의 본성[]에는 인()()()()()이 있고, 감정[]에는 기쁨분노슬픔즐거움애정증오욕구가 있다. 이와 같을 뿐이다. 신 외에 다른 본성은 없고, 칠정 외에 다른 감정은 없다. 칠정 가운데 사람의 사사로운 욕망[人欲]이 섞이지 않고 순수하게 천리(天理)에서 나온 것이 바로 사단이다.(余在江陵, 覽奇明彦與退溪四端七情書.[]往復萬餘彦終不相合. 余日明彦之論正合我意, 蓋性中有仁義禮智信, 情中有喜怒哀樂愛惡欲斯而已. 五常之外無他性, 七情之外無他情, 七情中之不雜人欲, 粹然出於天理者是四端也.)”—「논심성정(論心性情)

 

3. 인심(人心)도심(道心) 논쟁

 

- 인심도심 논쟁: 율곡과 우계 성혼(牛溪 成渾, 1535-1598)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 퇴계와 고봉 사이에서 벌어진 사단칠정 논쟁의 맥을 이음.

- ‘인심(人心)’도심(道心)’의 구분은 󰡔서경(書經)󰡕「대우모(大禹謨)에 근거.

인심(人心)은 위태롭고 도심(道心)은 은미하다. 오로지 정밀하게 살피고 한결같게 만들어, 그 중도를 잡아라.(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서경(書經)󰡕「대우모(大禹謨)

- 주희는 인심을 신체적 개체성에 근거해서 일어나는 개인의 사사로운 마음으로, ‘도심을 보편적인 본성에 근거해서 일어나는 윤리적인 마음으로 풀이함. 퇴계는 도심을 사단(四端)의 작용으로, ‘인심을 칠정(七情)의 작용으로 간주하고, ‘도심가 발한 것이고 인심가 발한 것이라고 봄. 개인의 사사로운 욕구는 인심에 속한다고 보아, ‘인심을 제거할 대상으로, ‘도심을 보존할 대상으로 봄. 성혼은 퇴계의 입장을 받아들고, 율곡은 퇴계와 성혼의 입장에 반대함. 율곡은 마음은 감정적 활동 이외에 다른 의식적 작용, 즉 의()의 작용도 있다고 보아, ()에 의해 인심은 도심으로 변화할 수 있고, 도심은 인심으로도 변화할 수 있다고 봄. 인심과 도심은 서로 가변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

지금 사람의 마음이 하늘이 명한 올바른 본성에서 곧바로 나왔다 해도,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 사이에 사사로운 의식[私意]이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도심(道心)으로 시작하였지만 인심(人心)으로 끝나는 것이다. 또 형체를 띤 기[形氣]에서 나왔다 해도 올바른 이치[]를 어기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진실로 도심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다. 또 올바른 이치를 어겼더라도 잘못됨을 알아서 제압하여 그 욕구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인심으로 시작하였지만 도심으로 끝나는 것이다. 인심과 도심은 감정[]과 의식작용[]을 겸해서 말한 것이지, 감정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今人之心, 直出於性命之正, 而或不能順而遂之, 間之以私意, 則是始以道心, 而終以人心也. 或出於形氣, 而不咈乎正理, 則固不違於道心矣. 或咈乎正理. 而知非制伏, 不從其欲, 則是始以人心, 而終以道心. 蓋人心道心, 兼情意而言也, 不但指情也.)”—「답성호원(答成浩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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